제목 김유섭
 



 

김 유 섭


 



 



 



 



 


회화의 시원(始原), 그 참 풍경


황 유 정(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검은 그림

김유섭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함께 회화의 발원점을 향한 끝없는 사유를 시작했다. 첨단 매체미술의 등장으로 전자 테크놀로지의 접목이 현대회화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회화에 대한 회의(懷疑)가 지배적이 되었음을 파악했다. 그래서 그는 회화의 종말을 논의하기 보다는 다시 회화의 역할에 대한 철저한 점검으로 회화의 바닥까지 침잠해 보고자 했다. 이것은 회화가 살아남기 위한 시도로써, 최소한의 요소 이외의 불필요한 형식이나 습관들의 모호함 등을 제거하고 색이 발생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들어가 보는 것이었다. 그가 모든 군더더기를 지우고 다다른 곳은 태초의 암흑과도 같은, 분화를 시작하기 직전의 덩어리였다. 사람들이 김유섭의 <흑색회화 (schwarze Malerei)>작품을 맞닥뜨릴 때, 알 수 없는 불안함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김유섭의 조선대학교 재학시절부터 지켜 본 박정기 교수는 김유섭의 검은 그림을 회화의 종말 이후의 회화를 향한 새로운 실험이라고 평했다.


검은 그림의 거친 표면은 역동적이면서 거침이 없다. 두꺼운 흑색의 물감 층은 물리적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강렬한 생명력과 태초의 원시성을 구사한다. 켜켜이 쌓인 층은 가끔 베일 듯 날카롭기까지 하다. 어떤 의식적인 애매모호함도 제거된 불안정한 원형질이며, 새로운 분화 직전의 긴장감이 잠재한다. 김유섭은 회화의 시원(始原)을 향해 가는 동안 자신의 삶에 응축된 감정의 덩어리들을 부려놓고 검정으로 덧칠해 감으로써 거대한 검은 흐름을 만들어 놓는다. 집요한 철학적 자성(自省)으로 결과 된 검은 그림이다.


독일에서 김유섭의 작품을 아끼고 후원했던 슐츠갤러리 관장 미하엘 슐츠(Michael schultz)는 김유섭을 경계인이라고 부른다. ‘한국과 독일이라는 삶의 근거지가 그랬고, 회화의 종말시원을 탐색한 작업의 화두가 그랬고, 서독과 동독이라는 두 체제를 경험하고자 했던 의식이 경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경계인은 의식이 안주하지 않으며, 현상에 대한 의심과 사유가 가능하다. 김유섭의 인식 태도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은 자유인의 것과 동일했다.


유색 그림

검은 그림에 차츰 유색의 색들이 섞여 들었다. 검은 기운을 조금씩 밀어내면서 붉고 푸르스름한 색상들이 비어져 나왔다. 이 시기의 작업이 시리즈로, 언뜻 검은 그림이 변화하는 중에 있는 작업으로 비춰질 수도 있으나, 검은 그림은 항상 회기 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존재이며, 유색 그림은 좀 더 적극적으로 빛 에너지를 주입하여 창조 영역의 가시화를 시도한 것이다. 김유섭은 원색 덩어리를 검은 덩어리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영역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투입시킨 구성체로써 설명한다. 태초의 빛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명멸하는 수많은 이슈와 쏟아지는 개념의 홍수, 치열한 경쟁과 선택 되어진 몇몇 주류미술의 흐름을 눈 여겨 보며 내 그림 스스로에 대한 검증과 확신으로 시작 한 것이 검은 그림이었다

검은 그림시리즈를 통해 회화본질에 대한 성찰과 의미, 그리고 회화표현에 대 한 다른 가능성들을 제기하는 실험이었다면 두 번째 시리즈는 검은 그림뒤에 매 달려 마치 디옥시리보오스(deoxyribose)’처럼 그림형체를 이루어가는 영역에 관한 이야기이다.

단순히 에너지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창조의 영역에 관한 이해와 비어 보이지만 그것들에 대한 접근으로 빛을 투입하고 쌓아 세상에 보여 지게 만들려고 한다. 쳐 나가는 이정표로 작품 “For R.( Rembrand)” 를 세우고 블랙홀처럼 화면에 흡 수 시켜 보는 것이다.

시리즈 “ Energy Field ” 대한 소고 / 김유섭


2008년 이후 김유섭의 작품은 밝은 원색의 화면으로 바뀌었다. 검은 빛이 물러가고 화려한 빨강, 파랑, 노랑의 색상들이 섞이고 퍼지면서 황홀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세 번째 시리즈 이다.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기운의 흐름이 색으로 발광 했다. 빛이 세상에 가득 차면 어둠에 잠긴 형상의 윤곽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자신의 작업이 추상회화로 보여 지지만 회화의 복귀를 위해 이루어지는 진행형 작업이며, 완성되지 않은 형태이기 때문에 추상으로 읽혀질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작업 역시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 서있음이 느껴진다.


끝나지 않은 그림

김유섭의 회화의 복귀를 위한 실험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그는 멈추지 않고 사유하고 탐구하는 태도가 작가의 의무라고 여긴다. 사운드를 회화와 접목시키는 작업에도 관심이 많다. 일찍이 퍼포먼스 작업으로 사운드 드로잉을 시도한 적도 있다. 그의 몰입은 우리에게 시원(始原)의 사운드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태초의 어둠에 잠긴 검은 그림은 계속해서 여러 촉수를 뻗어 볼 것이다. 그 끝으로 감지된 존재들은 또 다른 프로젝트로 세상과 만나게 되고, 창조영역의 또 다른 차원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 같다. 회화의 부활을 꿈꾸는 김유섭의 사유에 박수를 보낸다.


김유섭 Kim, Yu Sob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및 대학원졸업( 미술학박사 )

독일 베를린미술대학(KHB, 구 동베를린) 판화 및 드로잉과 수료

독일 베를린 국립종합예술대학교(Hdk Berlin)및 대학원졸업 ( Meisterschueler )

개인전

원초의 풍경-primal Landscape” 광주시립미술관

“schwarze Bilder” Museum Ephraim-Palais, Berlin

“Energy Development”Kunsthalle Rostock, 독일

“Verteildigung한국문화예술진흥원 마로니에미술관, 서울

“Energy Flash” Gallery Michael Schultz, Berlin

26(서울.독일.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등)

수상

1979-1982 성옥문화재단 미술분야

1989-1992 KAAD 독일외국학술교류처 조형예술분야 연구기금 (, 독일)

주제: 새로운 회화를 위한 준비- 드로잉에서 비디오까지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광주시전. 전남미전, 경기미전. 충남미전

아시아정상회담(APEC)조형물, 통일미술대전 심사위원.

행주미술대전 기획, 집행위원, 운영위원, 심사위원.

5회 고양현대미술제 기획, 총감독. 국제미술제기획,

독일 베를린 국립종합예술대학교(Udk Berlin) 교수(Gastprofessor for Painting)

현재

()한국미술협회 국제교류분과 위원장. 아트그룹 자유로 회장.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